1. 한국 의료는 세계적 자랑거리
1-1. 한국 의료는 싸다
1-2. 한국 의료는 잘 고친다
1-3. 국가적 보물인 의료를 소중히 다루어야
2. 싸고 잘 고치는 이유 - 의사당 환자 수 많음
2-1. 한국 의료는 박리다매
2-2. 가난한 인도인의 시력을 찾아준 아라빈드 안과 병원
3. 인구당 의사 수 증가는 국민에게 나쁘다
3-1. ‘인구당 의사수’는 잘못된 목표
3-2. 의사수 늘이면 값은 오르고, 치료율은 떨어질 것
3-3. (참고) 공급이 는다고 가격이 꼭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4. '의사 부족'은 잘못된 진단
4-1. 한국 의료의 접근성은 세계 최고
4-2. 지리적인 접근성도 세계 최고
4-3. 미래에도 의사 수는 부족하지 않을 것
5. 문제는 필수 의료 기피
소개
우선 한국 의료가 최고의 접근성을 갖고 있음을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지표가 있다. 사람들이 의사에게 진료를 받는 회수다.
한국은 국민 1인당 외래 진료 회수에서 압도적인 세계 1위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2019년 1년간 17.2회 외래 진료를 받았다. OECD 평균인 6.8회의 두배가 훨씬 넘는다. 2위인 일본의 12.5회에 비해서도 현저히 높다. 이는 오랫동안 이어지고 있는 현상이다. 의사를 만나는 것 자체가 어려운 외국과 달리, 한국은 병원을 너무 자주 오는 '의료 쇼핑’이 문제일 정도로 의사를 만나는 것이 쉬운 나라다.
의사를 자주 만날 수 있는 것은 도시 사람들이지, 농촌 사람들은 그렇지 못할까?
2021년 OECD 평균으로 도시 사람들은 1년에 8번, 농촌 사람들은 5.7번 진료를 받았다. 한국 사람들은 도시는 15.9번, 농촌은 12.8번 진료를 받았다. 한국의 시골 사람들이 외국의 도시 사람들보다 의사를 훨씬 더 많이 만난 것이다.
비율로 환산하면, OECD 평균 농촌 사람들의 진료 건수는 도시 사람들의 71.3%였다. 한국은 80.5%였다. 우리나라는 도시와 농촌의 의료 접근성 차이도 적은 것을 알 수 있다.
외국에선 의사를 만나는 것이 쉽지 않다. 우리 나라 사람들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다.
진료를 위하여 주로 가는 (전문의가 아닌) 일반의에게 연락했을 때에 당일에 응답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답한 비율은 다음과 같다. (응답을 받는다는 것은, 만나거나 예약을 잡거나 원격 진료를 받은 것을 말한다.)
캐나다 36%
미국 28%
스웨덴 24%
영국 21%
호주 14%
스위스 12%
(출처: OECD, 2020, Waiting Times for Health Services)
우리나라로 말하자면, 단골 동네 병원에 연락을 한 날에 예약조차 잡지 못한 경우도 꽤 있는 것이다. 가까운 병원에 예약없이 가도 의사를 만날 수 있는 우리나라로선 상상하기 어려운 의료 환경이다.
전문의를 만나는 것은 더 어렵다. 전문의를 만나기 위해 한달 이상을 기다리는 사람의 비율은 다음과 같다.
캐나다 61%
스웨덴 52%
영국 41%
호주 39%
미국 27%
스위스 23%
미국에서 아이의 팔이 부러졌는데, 일반의의 응급처치만 받고, 정형외과 전문의를 만나는 데 2주일을 기다린 재외국민도 있었다.
한국은 어떤가? 동네 병원을 갈 때는 예약 자체가 드물다. 그날 가면 그날 진료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전문의가 많아서, 전문의를 만나는 것이 더 쉬울 정도다. 한국의 활동 의사 중에 전문의는 83%다.
OECD는 환자들의 대기 시간을 몇개의 수술에 대하여 측정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백내장 수술이다. 2017년에 OECD 국가별 백내장 수술 대기시간은 다음과 같다.
스웨덴 48일
캐나다 66일
노르웨이 108일
OECD 16개국 평균 77일
(출처: OECD, Health at a Glance 2019)
한국은 어떨까? 대학병원의 특정 의사에게 꼭 수술을 받기를 원하지 않는다면, 환자가 편한 날을 잡아서 수술을 받을 수 있다. 많은 병원에서 백내장 수술의 당일 검사 및 수술이 가능하다. 대기시간이 사실상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