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한국 의료는 세계적 자랑거리
1-1. 한국 의료는 싸다
1-2. 한국 의료는 잘 고친다
1-3. 국가적 보물인 의료를 소중히 다루어야
2. 싸고 잘 고치는 이유 - 의사당 환자 수 많음
2-1. 한국 의료는 박리다매
2-2. 가난한 인도인의 시력을 찾아준 아라빈드 안과 병원
3. 인구당 의사 수 증가는 국민에게 나쁘다
3-1. ‘인구당 의사수’는 잘못된 목표
3-2. 의사수 늘이면 값은 오르고, 치료율은 떨어질 것
3-3. (참고) 공급이 는다고 가격이 꼭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4. '의사 부족'은 잘못된 진단
4-1. 한국 의료의 접근성은 세계 최고
4-2. 지리적인 접근성도 세계 최고
4-3. 미래에도 의사 수는 부족하지 않을 것
5. 문제는 필수 의료 기피
소개
우리나라 의료는 지금 세계 최고다. 국민들에겐 더 바랄 수 없이 좋다. 하지만 미래를 생각하면 걱정되는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젊은 의사들이 필수 의료 일부 전공을 기피하는 현상이다.
아직은 중견 의사들이 유지하고 있지만, 그들이 은퇴하면서 그분야의 실력있는 의사가 부족해질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지금의 외국처럼 수술을 받기 위해서 오랜 기간을 기다려야 할 수 있다. 가까운 곳에 아이를 출산할 산부인과가 없어서 아주 먼 곳까지 가야할 수도 있다.
(아직 의대 증원 사태가 일어나기 전인) 2024년 초의 전공의 모집에서 지원자가 많았던 과들의 충원율은 다음과 같다.
정신건강의학과 178.9%
안과 172.6%
성형외과 165.8%
재활의학과 158.8%
반면 다음 과들은 미달이었다.
산부인과 67%
가정의학과 49.8%
흉부외과 38%
소아청소년과 26%
이 문제는 갑자기 나온 문제가 아니다. 꽤 오래전부터 있어온 현상이다. 그리고 전체 의사 숫자의 문제가 아니다. 젊은 의사들이 필수 의료를 기피하는 것은 인센티브의 문제다. 힘든 일에 비해 위험은 크고 보상이 작아서다.
해결책도 꽤 명확하다. 두가지다. 의료 소송의 위험을 줄이는 것, 그리고 필수 의료 분야의 의료수가를 올리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힘들지만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필수 의료에 뛰어들 젊은 의사들은 늘어날 것이다.
가장 우선적으로 할 것은 의료 소송의 위험을 줄이는 것이다. 의료수가를 올리지 않고도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2013-2018년에 우리나라에서 의사가 업무상 과실치사상죄로 기소된 것은 연 평균 755건이다. 영국의 581배, 일본의 15배다. 처벌 수위도 다른 나라에 비해 높다. 게다가 의사가 수억원대의 배상을 하라는 민사 판결들도 있었다. 생명을 살리는 필수의료에 관심이 있는 젊은 의사들도 주저할 수밖에 없다.
기피 분야 의료 수가의 인상도 필요하다. 다만 이것은 우리나라의 싸고 좋은 의료를 지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경증의 자기 부담을 올리고 그 보험 예산을 중증에 더 많이 배분하는 등으로 국민들에게 부담이 최소화되도록 해야 한다.